부르즈 할리파 — 828m를 버티는 세 갈래 구조
부르즈 할리파 — 828m를 버티는 세 갈래 구조
버트레스드 코어와 Y자형 평면이 세계 최고층을 세운 방법
| 분수 호수 건너편에서 촬영된 구도로, 층이 올라갈수록 후퇴하는 세 갈래 평면 실루엣이 잘 드러난다. (AI 생성 이미지) |
- 설계: Adrian Smith(SOM) · 구조: William F. Baker(SOM) · 시공: Samsung C&T·Arabtec·Besix
- 착공 2004년, 준공 2009년, 개관 2010년 1월
- 높이 828m, 163개 층, 구조 시스템: 버트레스드 코어(buttressed core)
- 평면: Y자형(3개 날개) 평면이 나선형으로 후퇴(setback)하며 상승
① 무엇을 짓고자 했는가 — 사막 위의 새로운 최고층
두바이 다운타운의 이 건물은 2004년 착공 당시부터 "세계에서 가장 높은 건물"을 명시적 목표로 설계됐다. 문제는 단순히 층을 쌓아 올리는 게 아니었다. 800m를 넘는 높이에서는 바람이 건물을 미는 힘(풍하중)이 구조 설계를 지배하는 가장 큰 변수가 되고, 지반 역시 두바이 특유의 모래층이라 일반적인 기초로는 하중을 감당하기 어려웠다. 설계팀(SOM의 Adrian Smith·William F. Baker)은 높이를 세우는 문제를 처음부터 "바람을 어떻게 흘려보낼 것인가"와 "이 하중을 어떻게 땅으로 전달할 것인가"라는 두 개의 구조 문제로 다시 정의했다.
② 어떻게 서 있는가 — 버트레스드 코어, 중심을 세 날개가 받친다
이 건물의 구조 방식은 버트레스드 코어(buttressed core)로 불린다. 건물 중앙에 육각형 철근콘크리트 코어가 있고, 여기서 뻗어 나온 세 개의 날개(윙)가 각각 자신의 벽체와 기둥으로 코어를 옆에서 떠받치는 구조다. 세 날개가 120도 간격으로 서로를 지지하기 때문에, 어느 방향에서 바람이 불어도 한쪽 날개가 버팀대(버트레스) 역할을 하게 된다. 코어 하나만으로 828m를 버티려면 코어 두께가 비현실적으로 두꺼워져야 하지만, 날개가 코어를 옆에서 잡아주는 이 방식 덕분에 상대적으로 가벼운 구조로도 강성을 확보할 수 있었다.
세 날개 모양 그대로 이어지는 철근콘크리트 매트 기초 아래, 수백 개의 말뚝(파일)이 촘촘히 박혀 있는 구조 해석 모델이다. 출처: N.Tagge (S-FRAME 소프트웨어 생성), Wikimedia Commons, GPL 2.0 이상 |
③ [엔지니어 시각] 왜 Y자형 평면인가 — 바람과 싸우지 않고 흩어버리는 기하학
평면이 세 갈래로 갈라진 것은 미관을 위한 선택이 아니다. 정사각형이나 원형 평면의 초고층은 특정 풍속에서 건물 뒤편에 소용돌이(와류)가 주기적으로 떨어져 나가면서 건물을 옆으로 흔드는 힘(와류방출, vortex shedding)을 만든다. 이 건물은 평면 자체가 비대칭적인 Y자형이고, 게다가 층이 올라갈수록 날개 하나씩 순서대로 후퇴(setback)하면서 단면이 계속 바뀐다. 그 결과 특정 높이에서 발생하는 와류의 방향과 주기가 층마다 달라져, 바람의 힘이 한 방향으로 정렬되지 못하고 흩어진다. "형태 자체로 공진(共振)을 피하는" 방식인 셈이다.
④ 재료의 선택 — 콘크리트를 601m까지 쏘아 올리다
지상 약 600m 층까지는 철근콘크리트가 주 구조 재료이고, 그 위 첨탑(스파이어) 구간은 철골 트러스로 전환된다. 문제는 이렇게 높은 곳까지 액체 상태의 콘크리트를 펌프로 밀어 올려야 한다는 점이었다. 두바이의 한여름 기온에서는 콘크리트가 펌프 배관 안에서 너무 빨리 굳어버릴 위험이 있어, 시공팀은 온도에 강하고 유동성을 오래 유지하는 배합의 콘크리트를 별도로 개발해 야간 시공을 병행했다. 이 건물의 콘크리트 압송 기록(약 601m)은 당시 세계 최고 기록이었다. 재료의 배합 하나가 시공 가능한 높이의 한계를 직접 결정한 사례다.
⑤ 시공 기술과 난이도 — 2004~2009년, 무엇이 어려웠나
기초는 지름 약 1.5m, 깊이 약 50m의 현장타설 콘크리트 말뚝 192개를 모래·암반층까지 박고, 그 위에 두께 3.7m짜리 철근콘크리트 매트(raft)를 얹는 방식으로 시공됐다. 지상 구조는 거푸집을 층마다 위로 밀어 올리는 자동상승 거푸집(self-climbing formwork) 공법으로 3일에 한 층씩 올라갔는데, 문제는 평면이 층마다 조금씩 회전하며 좁아진다는 점이었다. 표준화된 거푸집을 반복 사용하는 게 아니라, 후퇴 구간마다 거푸집 형상을 새로 맞춰야 하는 작업이 계속 이어졌다.
크레인에 둘러싸인 저층부 골조로, 중앙 코어와 세 날개 구조가 동시에 시공되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출처: Soonadracula, Wikimedia Commons, CC BY-SA 3.0 |
인근 저층 상가 지붕 너머로 보이는 골조로, 이 시점에 이미 주변 스카이라인을 압도하는 높이에 도달했음을 보여준다. 출처: Rain Rannu, Wikimedia Commons, CC BY 2.0 |
조성 중인 야자수 열식 너머로 유리 외피가 씌워지고 있는 상층부가 보인다. 출처: stepnout, Wikimedia Commons, CC BY 2.0 |
철골 트러스로 전환되는 첨탑 최상단부를 가까이서 찍은 사진으로, 크레인이 여전히 작업 중인 모습이 보인다. 출처: Imre Solt, Wikimedia Commons, CC BY-SA 3.0 / GFDL |
| 시점 | 단계 |
|---|---|
| 2005년 11월 | 저층부 코어·윙 골조 동시 시공(이미지 01) |
| 2007년 9월 | 중층부까지 상승, 주변 저층 건물과 대비되는 높이(이미지 02) |
| 2008년 3월 | 상층부 골조 진행, 야자수 조경 조성과 병행(이미지 03) |
| 2009년 1월 | 철골 첨탑 최종 구간 설치(이미지 04) |
⑥ [엔지니어 시각] 수직 교통이라는 또 다른 구조 문제 — 이중갑판 엘리베이터
163개 층을 오가는 문제는 구조 설계만큼이나 엘리베이터 계획의 문제이기도 하다. 이 건물은 한 대의 엘리베이터가 위아래 두 층을 동시에 태우는 이중갑판(double-deck) 방식과, 초고속 구간(최대 초속 10m급)을 함께 써서 이동 시간을 줄였다. 또한 전 층을 하나의 승강로 체계로 연결하지 않고 몇 개 구간(존)으로 나눠, 저층에서 고층 전망대로 갈 때는 중간의 스카이로비에서 엘리베이터를 갈아타도록 설계했다. 초고층에서는 '얼마나 높이 짓는가'만큼 '그 안에서 얼마나 빨리 이동시키는가'도 풀어야 할 구조 문제인 셈이다.
엘리베이터 벽면 디스플레이로, 148층(At the Top SKY 전망대) 표시와 함께 실시간 뉴스가 흘러나오고 있다. 출처: Leon petrosyan, Wikimedia Commons, CC BY-SA 4.0 |
⑦ 지금의 모습
완공 이후 이 건물은 오피스·주거·호텔(아르마니 호텔)이 함께 들어선 복합 건물로 쓰이고 있으며, 124·125층과 148층에 전망대가 있다. 로비와 저층 공용 공간 곳곳에는 건물의 Y자형 평면을 형상화한 그래픽이 마감재로 쓰여, 입주자와 방문객이 이 건물이 어떤 평면 위에 서 있는지를 시각적으로 계속 상기시킨다.
저층 통로의 검은 벽면 마감재에 건물의 삼각/Y자형 평면 다이어그램이 장식으로 새겨져 있다. 출처: Ank Kumar, Wikimedia Commons, CC BY-SA 4.0 |
자주 묻는 질문
Q1. 버트레스드 코어가 다른 초고층 구조와 뭐가 다른가요?
일반적인 튜브 구조나 아웃리거 구조가 외피나 별도의 수평 트러스로 코어를 보강하는 방식이라면, 버트레스드 코어는 건물 평면 자체를 여러 날개로 나눠 그 날개들이 서로를 옆에서 지지하게 만든 방식이다. 별도의 외부 보강재 없이도 평면 구성 자체가 구조 역할을 겸한다.
Q2. Y자형 평면은 풍하중을 얼마나 줄여주나요?
정확한 저감률은 실제 풍동 실험 조건에 따라 달라지지만, 설계팀은 정사각형 평면이었다면 필요했을 철근·콘크리트양보다 상당량을 줄일 수 있었다고 밝힌 바 있다. 형태 최적화가 구조 재료량 자체를 줄여준 사례로 이해하는 것이 정확하다.
Q3. 콘크리트를 그렇게 높이까지 쏘아 올리는 게 지금도 어려운가요?
펌프 장비와 콘크리트 배합 기술이 발전하면서 이후 다른 초고층에서도 비슷하거나 더 높은 압송 기록이 나왔지만, 여전히 고온 환경에서 장시간 유동성을 유지하는 배합 설계는 초고층 시공의 핵심 난제 중 하나로 남아 있다.
아무리 높이 세워도, 결국 그 건물을 버티는 건 한 덩어리의 기둥이 아니라 서로를 받쳐주는 여러 개의 날개다.
두바이 분수(Dubai Fountain)가 물줄기를 뿜는 시간대의 노을 배경 전경. (AI 생성 이미지) |
밤 시간대 조명이 켜진 건물과 주변 스카이라인이 호수 수면에 반사된 모습. (AI 생성 이미지) |
공식 자료 및 확인일
Wikimedia Commons, "Category:Burj Khalifa" / "Category:Construction of Burj Khalifa" (확인일: 2026-09-29)
CTBUH Skyscraper Center, "Burj Khalifa"
Wikipedia, "Burj Khalifa"
이미지 출처
00 외관(주간, 히어로): AI 생성 이미지 — 실제 사진 아님
01 시공 초기(2005.11): Soonadracula, Wikimedia Commons, CC BY-SA 3.0
02 시공 중(2007.09): Rain Rannu, Wikimedia Commons, CC BY 2.0
03 시공 중(2008.03): stepnout, Wikimedia Commons, CC BY 2.0
04 첨탑 근접(2009.01): Imre Solt, Wikimedia Commons, CC BY-SA 3.0 / GFDL
05 기초 구조 개념도: N.Tagge (S-FRAME 소프트웨어 생성), Wikimedia Commons, GPL 2.0+
06 엘리베이터 층수 표시판(148층): Leon petrosyan, Wikimedia Commons, CC BY-SA 4.0
07 로비 통로·평면 그래픽: Ank Kumar, Wikimedia Commons, CC BY-SA 4.0
08·09 외관(석양·야경, 보너스): AI 생성 이미지 — 실제 사진 아님
※ 00, 08, 09번 이미지는 AI로 생성된 재현 이미지이며 실제 촬영 사진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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